2013년 9월 14일 토요일

여행길에서

아침부터 바람이 테클을 걸었지만
기생고둥처럼 태를 내어
무사히 그 낯익은 길을 빠져 나왔네

222 무궁화호는
지금 막 신동이라는 간이역을 지났네
산 구릉엔 늙은 안개들 내려와
자늑자늑 노후를 즐기고
들숨으로 긴 굴을 빠져 나온 기차는
철교 위를 와덜컹대며 달리네

곰탱이 같은 사람들은
햇살의 동승을 거부하고
나는 발밭게 기회를 노려
삼천리표 풍경들을 맘 폭에 수집중이라네

왜관 사람들은 후한모양이야
유난히 까치집이 많구먼
곧 추풍령이지 싶어
나이 살 들어 뵈는 산들은
은빛 양장 본처럼 눈부시네

목적지가 70킬로 남았다고
이 정표의 중간 보고를 받았네
늦은 점심때쯤에나
기관사는 나를 내려 줄듯하이

자네의 하늘은 또 울컥 그리움을 부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