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6일 금요일

오지 않는 사람 -김재진-

저만치 오는 사람을 보고 당신인 줄 알았습니다.
뒤집을 수 없는 결과를 낳은 우연이
필연이라 불리듯
당신은 내게 뒤집을 수 없는 필연입니다.
당신.
어디가 있어도 내가 찾아내고 말던 당신 .
당신 기다리는 마음 초조하게 시계를 보고
당신 웃는 모습 떠오르는 순간 내 마음
대번에 따뜻해집니다.
불 꺼져도 당신은 내게 환한 대낮입니다.
만지면 김 서리는 찻잔입니다.
가진 것 하나 없어도 사랑할 수 있다고 믿었던
모르는 날의 미숙한 사랑.
삶은 그러나
아무 것도 가지지못한 사랑을 무너지게 했습니다.

죄 없는 세월만 강처럼 흘러
당신은 내 맘 속에
잔물결 하나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시간이 간 뒤에야 알았습니다.
뒤집을 수 없는 결과도 뒤집힐 수 있다는
시시한 사실 하나를 나는
세월 흐른 뒤에야 알았습니다.
모든 만남이 이별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정말
당신과 헤어진 뒤에야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