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에게
양 재 선
난 나에게 수북이 쌓인
우편함 앞에서 설레임이고 싶다
난 너에게 비오는 날 커피물 끊는
소리 같은 고요함이고 싶다
난 너에게 적막을 깨는
전화벨 같은 반가움이고 싶다
난 너에게 시험 끝난 후 맞이하는
햇살 같은 기쁨이고 싶다
난 너에게 어떤 얘기도 귀기울이고
들어 줄 것같은 넓은 바다의 포금함이고 싶다
난 너에게 티끔 하나 없는 추억만이 비추이는
가을 하늘이 회상이고 싶다
난 너에게 초롱초롱 맺힌
아침 이슬의 싱그러움이고 싶다
난 너에게 어릴 적 까실까실한
아빠 턱수염 같은 그리움이고 싶다
난 너에게 네잎 클로버의 행운이고 싶다
난 너에게 단 하나뿐인 사랑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