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8일 수요일

그대에게 바치는 詩


오직 그대를 위해
단 하나 뿐인 영혼으로
별들이 저녁 산책을 시작하면
빛 고운 숲 속으로 들어가
시 귀신이 쒼 듯
시를 썼습니다

어둠이 온 세상을 용서한 아침
물새도 발자국 내지 않은 새벽강물 위에
주홍글씨 접히지 않게
종이배로 고이 접어
첩첩 세상 속 그대에게
나의 시를 띄웁니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여린 날개 짓으로 울 줄 밖에 모르기에
너무너무 염려스러워
명치끝이 저립니다

한 발짝 한 발짝 뒤뚱거리는 모습이
어찌나 순수하고 아름다운지
이름만 불러도 흠집 날까 싶어
한번도 불러 보지 못한 채로 보내오니

사랑하는 그대여
당신이
그의 이름을 불러주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