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7일 토요일

칠기 ( 漆 器 )가 되기 까지

물 한 방울도 내 목 축이려고 흡수하지 말자
욕심 덮고 또 덮었지. 깊은 블랙홀 속으로 내 몸
빨려 들어갈 때 까만 어둠 때문에
잠시 졸음이 왔지
졸음 터느라 눈꺼풀 깜박 거렸는데 내 눈 속
벌겋게 옻나무가 자라고 있더군. 끈적끈적한 진액,
두 눈에
흥건하여 흘러 내렸던지 내 몸 구석구석
두드러기 풀빵처럼 피어 올랐고, 배고픈 내 앞에
잘 익은 나무그릇 하 나,
때 맞추어
반질반질한 성찬 마련해 두었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