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7일 화요일

누가 당신을 지휘합니까

누가 당신을 지휘합니까
정자바다는 허허
득도한 선사처럼 웃었다

오랜 세월의 수련인가
가만한 바람에도
하이얀 물보라로 바다를 짓는 파도여
깻돌들이 자잔빡 수다떠는 해변에서
위태위태한 마음이 상처를 입었네

나도 당신처럼 열심히 살았습니다
큰 파도 작은 파도 문지방 넘으며
한 슬픔 묻어두고 큰맘으로 살았습니다

씨알 작은 봉돌도 가을 귀를 가졌고
물새가 작아도 제 가림은 하거늘
중치도 못 되면서
꿈은 조선 반만 하구나
콕, 정곡을 찌른다

바다의 마음을 보아라
끝간데 없이 깊지 않느냐

사람아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해변의 봉돌처럼
하루에도 수백 번을 비워내는 일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