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새들은
겨울내 얼어 있던 수도꼭지가 녹으며
새 소리를 낸다
휘-익 휘-익 휘리릭
종달새 소리가 들린다
따뜻한 파랑새 소리도 들린다
마당에 가득 쏟아진 새소리들은
늦은 출근길처럼 부산스럽다
수도꼭지는 밝은 색의 목털을 가진
종달새의 부리가 된다
당아지지도 어 이상 열리지도 않는
소도꼭지는
그날 온종일 봄을 알렸다
휘-릭 휘-릭 휘리릭
가끔은 쉬어가리
억센 바람에 뿌리채 흔들리는 나무
한 잎만 남아도
힘만 모으면
새 잎이 나지
가끔은 쉬어가리
사는 것이 힘겨울 때
햇볕과 얘기하며
하늘을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