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0일 일요일

이 여름엔 비라도 - 임영준

거기 누구 없소
모서리마다 안개 자욱하고
끈적한 우울뿐이라오
비라도 내리지 않는다면
널부러진 이 여름을 어찌하리오

마음대로 역정을 부리는 것도
만만치 않은 세상인데
반나절 속시원히 퍼붓곤 하니까
일제히 추스러지곤 합디다

이 무더위에
웬 개나리들까지 만발하여
뒤숭숭한 판에
장대비라도 내리지 않는다면
어찌할 뻔 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