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에 홀로 깨어,
이승의 어둠을 바라본다.
하얗게 멀리 달음질치는 달빛은
한 조각의 날카로운 전율.
분명 당신인 한 줄기 바람이
오랜 시간을 넘어, 먼 공간을 넘어,
잠들지 못하는 외로운 가슴을
찾는다.
안타까운 세월이 감긴
슬픈 인연의 체념은 더 이상
하지말라 속삭이며, 오직 거듭 태어나는
소망으로 가슴을 열어, 향기로운 피가
붉은 심장에 선연히 돌게하라 한다.
한없이 어둡고 깊어
타오르는 가슴만 홀로 빛나는 이 밤에,
하늘로 올라간 단단한 그리움은
그대, 한 줄기 바람이 되어 여윈 가슴에
머무른다.
온 몸에 깃드는 정갈한 침묵으로
그대 향한 영혼에 움트는,
고요한 신앙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