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7일 목요일

청춘 연가

꽃잎에 촉촉이 옹글진 이슬처럼
교내 작은 숲엔 속삭임이 있었네
꽃가루 흩날리듯 사랑은 나부꼈지만
건초더미만 무성했던 숲길
파릇하게 새순 돋아난 어린나무
뿌리째 다가서는 망울 하나
우린 그렇게 만났었네
캠퍼스 가득 울리는 음악처럼
멋모르게 퍼져가는 환희
나실 나실 여윈 청춘이었지
그것이 사랑이었구나
꽃향기만으로도 활활 타오를 듯
동화 속 스냅사진 두어 장처럼
노래 한 소절 합창하곤
새털구름처럼 숲길 저편으로 흘러간
먼 훗날 만날 수 있을 거라
막연히 여겼거늘
그것이 작별이 되었구나
숲길은 멀고 깊은 줄 알았는데
어느덧 노을빛 바닷가
아스라이 새벽 물안개처럼 희미해진
내 청춘의 노래 한 소절 같은
그런 사랑이 내게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