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0일 목요일

나는 내 것이 아니다

하늘의 피를 받아 먹고
대지의 살을 받아 먹고
사바세계 태어난
나는 내 것이 아니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곱게 곱게 자라나서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나는 내 것이 아니다.

온 세상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한 떨기 이별 초에 불과하다.

생명이란
신이 주신 고귀한 선물
부모님 살과 뼈를 이어받은 꽃

한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피어난
한 떨기 이별 초라 하여도
축복 속에 피어난 꽃이기에
행복 속에 피어난 꽃이기에

사랑을 받은 만큼 나누면서
이승을 살아가는 동안 나는 내 것이 아니다.
사바세계 내려와 잠시 저당 잡힌 한 떨기 이별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