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6일 수요일

네가 눈뜨는 새벽에

네가 눈뜨는 새벽
숲은 밤새 품었던 새를 날려
내 이마에
빛을 물어다 놓는다
우리 꿈을 지키던
뜰에 나무들 바람과 속삭여
내 귀에 맑은 종소리 울리니
네가 눈뜨는 시각을 내가 안다
그리고 나에게 아침이 오지
어디서 우리가 잠들더라도
너는 내 꿈의 중심에
거리도 없이 다가와서
눈뜨는 새벽의 눈물겨움
다 어루만지니
모두 태양이 뜨기 전의 일이다

네가 잠들면
나의 천국은 꿈꾸는 풀로
드러눕고
푸른 초원에 내리는
어둠의 고른 숨결로
먼데 짐승도 고요히 발걸음 죽이니
네가 잠드는 시각을 내가 안다
그리고 나에게 밤이 오지
어디서 우리가 잠들더라도
너는 내 하루의 끝에 와
심지를 내리고
내 꿈의 빗장을 먼저 열고 들어서니
나의 잠은
또 하나의 시작
모두 자정이 넘는 그 시각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