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8일 목요일

육체의 힘

육체의 힘

- 영화 ˝戀人˝에 덧붙여


3년을 기다린 사랑

지켜 보기만 하는 내 마음을 너는 아는지…

리우는 울고 있다
그리 애태우며 네 주위를 맴돈 이 3년이

함께 지낸 3일 앞에 시간의 벽은 그리 허망하게도 무너지다니

리우는 허탈해 하고 있다
리우여, 그러나 슬퍼하지 말라

진에게 열꽃밭을 열었다 하여 그대를 영영 잊어버린 건 아니구나

그것도 잠시, 아주 잠시 동안이기는 하지
사랑해서일까, 사랑해서일까, 아니리라만

자신을 사랑했던 한 사람을

이제 마음에서 밀어내야 하는 허전함 때문이기에 그러리라만…
리우가 지켜본다는 걸 모로미 알면서도

진의 사랑이 진심 아니라는 걸 메이도 모르지 않으면서도

뻔한 거짓대답을 묻고 또 묻는다, 사랑이기에, 사랑이기에…
당신의 마음 진심인지 알고 싶어요, 끊임없이 듣고 또 듣는다

자신을 사이 두고 시작된 생사의 결투에서도

다가오는 옛사랑의 칼날에 뒷눈 되어 지금사랑에게 알리고 있다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도 어쩌면

리우의 사랑을 닮고 있는지도 모른다

진과 지낸 당신의 3일은

3년의 내 기다림을 끝내 외면하고 돌아섰다
하긴 아무런 불도 지필 수 없는 말뿐인 사랑은

차가운 고백에 불과한 내 사랑은

앞으로 3년에 삼세 번을 더 기다린다더라도

이미 타버린 당신 가슴에 어찌 화톳불 피워낼 수 있으랴
죽으면서도 따뜻한 향기를 남길 수 있는

불쏘시게조차 없으면서 기다린다는 게

애시당초 꿈도 꾸지 말아야만 했던 꿈같은 꿈에 지나지 않았거늘

어찌 굳게 닫힌 성을 허물어뜨릴 火攻策이 될 있으랴
그래도 가끔은 내 이 붉은 마음 짐작이나 하도록

이리 망가져버린 내 마음을 백 尺 장대 위에 세워놓고

헌 걸음 더 내디디어 이 헛된 꿈꽃 갈가리 찢어 던지고

석양을 등지는 무법자처럼 떠나고 싶다, 이제 떠나고 싶다

육체의 힘은 그리 위대한가

정신뿐인 사랑은 꿈이요 허깨비요

파도 위에 이는 물거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 어찌 빈말이랴

메이에게 바치던 이 노래, 당신께도 바치고 망연히 떠나고 싶다
북방의 한 아름다운 여인

세상에 둘도 없이 홀로 서 있네

한 번 고개짓 하면 성이 기울고

두 번 고개짓 하면 나라가 기운다네

성이 기울고 나라가 기운들 어이 모르리요 마는

미인은 두 번 다시 얻기 어려워라
北方有佳人

絶世而獨立

一顧傾人城

二顧傾人國

寧不知傾城與傾國

美人難再得


(후기)
장예모 감독의 ˝연인˝을 보고 몇자 적어 보았다
- 모로미

모름지기(古語)

마음의 애연한 정은 여타 자별하고
장래의 구처는 너의 알 바 못 되나 시종을 한결같이 하리라
모로미 염려말고 이로써 信을 삼을지라
(고본 춘향전)
- 북방의 한 아름다운 여인…

漢나라 李延年의 詩이다
이 노래는 武帝앞에서 절세미인인 자기 누이동생을 자랑하여 부른 것이었다. 무제는 이때 이미 50고개를 넘어 있었고, 사랑하는 여인도 없이 쓸쓸한 처지였으므로 당장 그녀를 불러들이게 하였다. 무제는 그녀의 아름다운 자태와 날아갈 듯이 춤추는 솜씨에 매혹되었는데, 이 여인이 무제의 만년에 총애를 독차지하였던 이부인(李夫人)이었다. 그녀가 병들었을 때 무제가 문병을 와서 얼굴 보기를 청하였으나 초췌한 얼굴을 보이기 싫다고 끝내 얼굴을 들지 않았다 한다. 이 詩에서 傾國之色이라는 고사가 생겨났다
영화에서는 ˝한 번 고개짓하면…˝ 부분이 ˝한 번 웃으면…˝이라고 되어 있으나 이 詩에서 빌려온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