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일 토요일

나의 사랑이여

무한히 넓은 바닷가에 서 있으면
늘 당신이 내게 다가옵니다
부드러운 해풍(海風)으로
때론 뜨거운 해조(海鳥)의 노래로
그리고 격정의 파도로 달려오기도 하지요

그리움이 목에 차서 꺽꺽 거리며
울음도 삼키질 못하면
이렇게 해변으로 달려와
당신과 포옹합니다
그리곤 긴 하늘가로
막혔던 울음을 크게 터뜨립니다

인적이 그리워
무리 속에 끼어있으면
알지 못할 불안이
스물스물 정수리를 공격하며
아프게 하니
이유의 끝도 애매한 삶의 편린들인지요

황혼이 곱게
소망 하나 물들여 주고 있음은
하얀 종이 한 장 가슴에 깔고
진실을 붙잡는 자아가
지상에 남아있어야 할 이유라
미소 짓네요

나의 사랑이여
어느 날 자비의 두 팔로 감싸 안고
당신 곁으로 아주 데려 갈 때까지
서러운 대지 위에
아름다운 꽃 한 송이 심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