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3일 일요일

시간 -조병화-

시간도 머물때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동안은
묵묵히 흐르는 유구한 시간도 발을 멈추고
사랑, 그 옆에서 기다려주곤 합니다.
덧없는 것이 시간이라기도 하고
허무한 것이 시간이라기도 하고
무정한 것이 시간이라기도 하고
잔인한 것이 시간이라기도 하고
속절없는 것이 시간이라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그 만큼
사랑 옆에선 발을 멈추고
시간이 중단된 우주를 마련해 주곤 합니다.
언제까지나,
그러다간
사랑이 지나가면
겉잡을수 없는 시간의 속도,
아, 그러한 세월의 길을, 사람은
인생이라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속절없이..

『 조병화님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