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4일 일요일

피하고 싶은 슬픔

우리가 이내 침묵하고
커다란 너의 맑은 눈엔
하늘이 가득 담겨
울고 있었지

하늘 한번보고
너를 훔쳐보고
땅 속으로 눈빛 묻으며
밀려오는 슬픔을 피하던 나

도망치고 싶었다
그 아픔 내 것이 아니라며
달아나
영원히 숨고만 싶었다

구슬보다 선명한 눈물이
너의 볼에 흐를 때
그것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애써 변명하고 싶었지

하지만 난
달아나거나
숨거나
변명도 하지 못한 채

자꾸만 흐려지는 세상을
너와 함께 걷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