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오고
칠월도 왔다.
그렇지만 유월은 쓸쓸히 갔다.
유월의 후줄근한 흔적을
모두 씻어내려는 것일까?
이른 새벽부터
쏴쏴 쏴-아 거리며
비 빗자루, 비 걸레는
이곳저곳,
시원스럽게 쓸고 말끔하게 닦아댄다.
내 가슴도 좀
저밖에 내놔 볼까?
재떨이에 쌓인 담뱃재 같이
지독한 냄새가 나는
엉겨붙은 유월의 상처들
모두 씻어내고
더 시원스럽고 맑은 칠월이 되게
가만가만
18층 아파트 앞,
저 기린 목 같은 가로등
아침이 되려면 조금 더 있어야 하는데
눈을 깜박깜박 대며 졸고 있지 않은가?
아직
유월의 여독이 덜 풀린 게야
칠월은
이토록 시원스레 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