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9일 화요일

사스의 공포로 내리는 오월의 비

참기 어렵게 고여있던
응어리진 눈물이 쏟아지는 것일까
어스름한 새벽하늘엔 음울한 소리로
주르륵 주르륵
슬픔을 토해내고

시간의 고리에 갇힌
고독의 그림자가
오월 훈김에도 한기로
으스스 떨게 해서
오늘은 참으로 아프다

상심(傷心)의 그늘이
푸른 초목들을 누르고
아우성치는 이름 모를 괴물은
무서운 눈으로 부라리며
여린 심장에 사정없이 못질해대니
번잡한 네거리의 길목에
갈 길 잃어버린 철새처럼
힘없이 젖어있구나

아름다움으로 머물고 싶은
오월의 하늘아
이렇게 슬픔으로 오는 비는
멈추어 다오
푸르른 잎들이 떨고 있어
너무 가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