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어느 봄 날 그는 깨끗한 미소지으며좋은 일만 가득하기 바란다며 직접 싸인한 파랑손수건 같은 시집을 건네주었다 그의 언어들이 연두 빛 햇살이 되어 내 마음 밭을 사각거릴 때마다 흥분한 맥박의 불규칙한 음을 듣는다 나는 이미 나의 주인이 아니고 나를 장악한 건 세상 이 구석 저 구석을 뒹굴던 각양각색의 언어들의 노예가 된 이 시점에서 그를 만났으니..... 시집을 다 읽고 난 후바람 부는 날의 그림자처럼 떨며 나는 지금 솔직히 고백의 글을 쓰고있오어둠보다 먼저 바닥에 누울 필요는 없다는 그대의 말을 꼭 기억하겠오 젖지 않을 만큼의 적당한 거리에 서서 헐거워진 시간들을 꿰매며 살라니 이렇게 안부를 전하긴 하지만가슴 한 복판에바람길이 난 듯 자꾸 으슬으슬 추위를 느끼오그래도 참 다행스럽오파랑손수건 같은 그대 마음에 추운 어깨를 기댈 수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