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기다리는 동안
-淸夏 김철기-
여름날 오후
파랗게 물들인 나뭇잎은
비 그친 뒤
서쪽으로 기울고
불어 달려드는 바람에 흔들려 춤을 춘다
생애를 짊어질
새 아침을 위하여
날 부르시면
푸른 햇빛 아래 타는 꽃으로
다시 피어나리다
두물머리 한쪽
이슬 먹는 자욱한 밤 바닥에
한시름 내려놓고
산 위에 걸친 초승달처럼
그 길 따라나선다
날 오라시면
개구리 울어대는 논두렁 타고
어둠 따라 저만큼
파란 하늘 가에 흐르는 별처럼
그렇게 살리라
밤하늘에 내려와
논두렁에 앉은 백로(白鷺)처럼
그리움 적신 바닥을 씻고
그렇게 살리라
숨 불린 가슴 결
당신의 사랑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