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5일 일요일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 - 김정한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5 - 김정한
오늘도 당신은
내 슬픔의 만다라가 되어 거기에 계시는군요

비우고 비워 더이상 비울게 없으면
차라리 당신과 나, 더 편할텐데요

당신에게 가는 나도 편하고
나에게로 오는 당신도 편할텐데요
아직도 비워야 할게 무어 그리 많은지요
그냥 다 비워내고
소심(素心)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 수는 없는 걸까요?
다 비우지 못하면 욕망이라는 암덩어리가 온몸에 퍼질텐데요
그러면 결국 치유할 수 없는 아픈 상처만 남을텐데요
당신도 나도-

아-
오늘도 하고픈 말을 정작 당신에게는 할 수가 없네요
속으로 속으로만 삭이다가 눈물로 아침을 맞네요
김정한시집-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