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0일 금요일

거짓 이별

거짓 이별


당신과 나와 이별한 대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가령 우리가 좋을 대로 말하는 것과 같이 거짓 이별이라 할지

하도 나의 입술이 당신의 입술에 닿지 못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거짓 이별은 언제나 우리에게서 떠날 것인가요.

한 해 두 해 가는 것이 얼마나 아니 된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시들어가는 두 복의 도화가 무정한 봄바람에 몇 번이나

스쳐서 낙화가 될까요.

회색이 되어가는 두 귀밑의 푸른 구름이 쪼이는 가을볕에 얼마

나 얼마나 바래서 백설이 될까요.

머리는 희어가도 마음은 붉어갑니다.

피는 식어가도 눈물은 더워갑니다.

사랑의 언덕엔 사태가 나도 희망의 바다엔 물결이 뛰놀아요.
이른바 거짓 이별이 언제든지 우리에게서 떠날 줄 만은 안아

요.

그러나, 한 손으로 이별을 가지고 가는 날은 또 한 손으로 죽

음을 가지고 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