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3일 일요일

매뚜기를 아니?

오늘도 아이들은 자기보다 무거운
책가방을 등에 매고
학교보다 무거운 학원을 간다
가방이 무거운 것인지
학교가 무거운 것인지
또는 사는 게 무거운 것인지
도무지 모를 일이다
너무 무거워서 시험보는 날이면
아파트 옥상에서 그만 짐을 놓아버리고 싶을 것 같다
그것을 보는 어머니도 아버지도
등이 무겁다
넌 매뚜기를 아니?
등에 짐진 것 하나 없이
가고싶은 곳 어디든 마음껏 날라다니다
초롱초롱 늦여름 바람 타고 푸른 벼 이삭과 하나된
머리 눌러 이마가 민둥거리인
매뚜기란 놈을 아니?
매뚜기가 애완동물인지
어디서 파는지
얼마나 하는지
아이는 그렇게 물을까
사실 그게 더 겁난다
아이가 뒤뚱거리며 학교를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