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3일 수요일

연못을 위한 시

그저 바라보기만 하세요
갓 태어난 어린 아이의 눈으로
들어 오는 모든 것을 바라보아요
입벌려 말하려 하지 마세요
이름을 부르는 순간
저들은 이미 눈안에 있지 않아요
눈을 크게 뜨고 저들의 눈을 바라 보아요
금붕어의 숨쉬는 입술과
껌벅이는 개구리의 감은 듯한 눈
가끔씩 물살 가르며 수평선 날으는
물고기의 비늘과
그 뒤를 따르는 눈부신 잔영들
말하지 않아도 좋아요
바람에 펄럭이며
물속 푸르른 전설을 낚아올리는
바나나 이파리의 춤을 보아요
하늘과 맞닿은 물고기들의
눈부신 입맞춤을 보아요
햇살 부숴져 내리는
연못위 침묵보다 화려한 시를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