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0일 일요일

자작나무 -이경림-

너 지금 사랑하고 있구나 쪽쪽 살 빠지는 소리 들으며

진땀나게 그리워하고 있구나

이 엄동에 청청하게 고통 거느리고 지지푸르게 신음하고 있구나

가지에 새 한마리 앉아도 소스라치는구나

그래 그 마음 만져지는구나

이파리만 날카로워지는 날들 잔바람에도 하늘이 흔들리는 날

자꾸 껍질만 키우며 거머죽죽 검버섯 만드는 날들

출출출 물소리 뿌리를 흔드는데 안절부절 그 사이에서

팔다리만 휘젓는 자작나무야, 너 많이 아프구나

- 이경림의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