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7일 목요일

바다가 바라보이는 창가에서

저 바다를 보라
동해 바다 끝없는 수평선 자락
푸른 불꽃 타오르고 있지 않은가
침묵의 서느란 지붕 아래
타오르는 응시의 불꽃들,
그대는 지금 밤의 창가에 서서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가
저 일어서는 화려한 물기둥 너머
저 솟아오른 무지개궁전 너머
허무로 쓰러지는 거품의 육체,
뒤트는 꼬리마다 정오의 꽃 피우던
돌고래 무리 한차례 지나가고 나면
더 많이 생겨나는 해변의 무덤들,
소유적 감정은 그렇게
태풍의 눈 속을 회오리치면서
마을 지붕들 차례로 휩쓸어가면서
사랑보다 미움 같은 것에
더 많이 휘감겨 엉겨들었다
해변의 모래 둔덕, 개미집 같은
숱한 구멍의 미로를 드나들며
인생의 혼란도 훔쳐보았다
이제 밤의 창 밖을 바라보는 그대,
양심의 하얀 촛불을 태우며
정화의 푸른 향기를 마시며
온갖 소용돌이 비껴나 있으려니,
마침내 하늘나라 눈높이에 이르른
그대의 눈동자, 알투명한 얼음의
고요로 뭉친 그대의 눈빛만이
때로 어둠의 기슭을 헤메이는
나의 넋을 비추어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