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1일 월요일

하얀 꽃길

나라 경제를 위하고
나아가서는 남과 북을 하나로
잇기 위하여 시련까지도 사랑했던
故 정주영 회장님 텃밭에 자라던
싱싱한 줄기에 매달린 수박이
언덕에서 턱 하니 깨어지고 말았습니다.

한 맺힌 삼팔선
한 맺힌 대동강에 오열하던
남과 북의 이산가족 희망을
하얀 꽃길에 피눈물로 뿌려야 하나요?

끊어진 철로 위에
웃음 대신 원망을 심어야 하나요?

한 줌의 재로 변하여
오죽하면 금강산에 내려 달라는
자필로 흔적을 남기고 가겠습니까

정몽헌 회장님 비보는
이 나라 국민의 아픔입니다.
이 나라 국민의 충격입니다.

시련을 사랑하시면서 세계를 왕래하며
한국을 일으켜 세우시고
나라 경제를 키워 오신 분이십니다.

두 동강이 나버린
남과 북을 하나로 묶어야 하는 것은
전 세계가 아는 사실 아닌가요?

삼척동자도 알기에
하늘도 바다도 알기에
비구름을 동반한 소낙비가 내립니다.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도
고운님 맞이할 준비로 허공을 씻고
연일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하얀 꽃길로 손을 흔들며
만인의 가슴에
이별이라는 두 글자와
가족에게 잊을 수없는 그리움을
남긴 채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야 합니다.

현대를 이끌어 오신 두 분 회장님
업적은 역사에 길이 빛나도록
하얀 꽃길에 이 글을 바칩니다.

부디 편안한 안식처를 찾으시어
행운의 열쇠로 닫힌 붉은 문을 여시고
푸른 창공으로 힘차게 태양처럼 솟아오르소서
한 마리 독수리가 되어 푸른 강산을 지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