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4일 월요일

★목화, 그녀는

땅에 놓으면 꺼질 새라
불면 날아갈까
금이야 옥이야 키운
발아래 자식 키우느라
잔등에 쇠 바람이 치고 지나가도
허리 한 번 못 펴고
함지박 머리에 이고
천리만길 허구 한 날
쉴 수 없이 걷고 또 걸어
금침 옥 침 꽃 수 놓은 꽃 이불
지어 주려 갈퀴손이 되도록
버선발로 세상을 딛고
뼈마디 삭신 저리도록
하얗게 일궈온 목화
수북이 털어내어
빈 깍지손마디에
깊은 주름만 남겨놓고
시집갈 자식에게
그저 주고만 싶다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