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때문에 사는데
그대를 떠나라 한다.
별이 별에게 속삭이는 소리로
내게 오는 그대를,
꽃이 꽃에 닿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그대를,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고
사람들은 내게 이른다.
그대가 있어서
소리없는 기쁨이
어둠속 촛불들처럼
수십배의 눈을 뜨고 손 흔드는데,
차디찬 겨울 감옥 마룻장 같은 세상에
오랜동안 그곳을 지켜온
한 장의 얇은 모포 같은 그대가 있어서
아직도 그대에게 쓰는 편지 멈추지 않는데
매일 만난다 해도 다 못 만나는 그대를
생에 오직 한번만 만나도 다만나는 그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