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6일 화요일

내게도 그런 날이 올까요


흐르는 것은
속절없는 시간만은 아닙니다

우리네 추억까지도
빛바랜 사진처럼 퇴색되어 갑니다

기억되는 모든 것들이
깊은 망각 속으로 사라지고 나면
오랜 시간이 흘렀음을 말하듯

당신을 기억하는 내 아픔들이
하나, 둘씩 무뎌지면
세월이 흐른 탓이라 그리 말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잊혀져가는 당신을 위해
소리없는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더 많은 세월이 흘러
그대의 기억들이
더는 기억나지 않는 그날이 오면
한 모금의 미소를 띄워 줄 것입니다

내게도 오래전
가슴 시린 사랑 하나 있었노라고.

그러나 진정 내게도 그런 날이 올까요
당신을 기억해내지 못하여
그저 서글픈 사랑 하나 있었노라고
그렇게 웃어줄 날이 올까요

아직도 내게는
그대의 작은 기억들까지도
어제처럼 또렷하게 살아 있는데…….

ㅡ 내게도 그런 날이 올까요 /풍향 서태우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