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3일 화요일

석양 속의 어머니

석양 속의 어머니
장 국 치<번역: 석화>
오가는 세월이 파놓은 주름가에
만가닥 시름이 머물고
열릴 듯 말 듯하는 입가에서
고향 사투리가 흔들리었다
낡은 간이역은 석양 속으로 묻혀 가는데
어머니의 굽은 허리를 닮은
그 옆의 한 그루 늙은 용나무

아기별
반짝 눈을 뜰 때
유치한 나의 고집은
배웅 나온 어머니의 발길을
동네 어귀에 묶어 놓게 하고
차바퀴는 구를수록 더 멀어져 가기만 하였다.
이윽고 몸 돌려 되돌아 바라볼 제
어머니의 가냘픈 모습은
마을 어귀 그 용나무의 그늘에
가물가물 지워져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