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3일 수요일

얼음 폭포

오늘부터 간단없이
한 달하고 열흘간만
정수리에 얼음만 쏟아져라
뇌성벽력의 얼음으로
마른 몸을 불이 나게 내려쳐라
시퍼런 얼음의 감옥에
오장육부와 사지를 가두어라
얼음의 살갗으로
꽃 피어나라
얼음의 혓바늘로 가시 돋아나라
얼음의 머리카락으로
얼굴 뒤덮혀라
부러뜨릴 수 없는
저 금강의 얼음으로
문을 세워라
끊어낼 수 없는 저 금기의
얼음으로 기둥을 세워라
그리하여 내 몸이
빈틈 없이 빙하가 되어라
그리하여 내 몸이
여백없이 빙산이 되어라
한 점의 물러섬이 없이
얼음의 절벽이 되어라
한 치의 뉘우침이 없이
얼음의 동굴이 되어라
세상의 허튼 입을
부르튼 혀를 가두어라
세상의
썩은 눈을, 멍한 귀를 가두어라
대명 천지 같은 얼음 폭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