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9일 금요일

하늘도 때로는

아침이 오는 건
하늘이 안개문을 열어
하늘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저녁이 오는 건
하늘이 구름을 불러
하늘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하늘도 때로는
사랑하다가 멍이 들고
그래서 주책없이
장대 같은 눈물을 쏟아내고
하늘도 때로는
그리워하다가 잠이 들고
그래서 늦은 밤에
하얀 날개옷 입고 내려와
부서져 땅에 소복이 쌓이고

- 채유진 시집 / 그리움의 연가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