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살던 고향 산천山川
그리운 땅
하이얀 눈 내리던 날엔
걱정도 잊은 채 마냥 좋아 뛰어가던
철지나 아린 추억이 있었다
누구도 밟지 않은
널따란 운동장 위로
고운 눈 소복하게 쌓여
그저 두 팔을 벌리고 드러눕던 시절,
그 위에 무색無色 사진이라도 실컷
찍고 싶던 설레임이 있었다
와-, 함성 지르며
털썩 누우면
내 작은 모습 그대로 찍혀 나오고
온 몸이 시리도록 뒹굴며
즐거워하던 시절이 있었다
함박 웃음
움푹 패인 그 자리에
환희의 꽃 하얗게 서리고
세상에 부러울 것 하나 없던
하이얀 눈 내리던 날엔
목청껏 고함 지르며 기뻐하던
내 어린 순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