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3일 화요일

엽서

오늘은 진종일 바람이 불고
서걱서걱 부스러기 떨어지는
마른 기억 한 줌
어눌하게 그대 이름 부르다가
나직히 안부 묻는다

그대가 즐겨 부르던 노래 한 소절
어스럼 지는 쓸쓸한 이 저녁
내 마음 한 편에
등불처럼 걸게 해다오

둘러보면 낯선 웃음들
어색한 표정 지은 채 엎질러져
드러누운 행간

그립다 그립다
문득 이 한마디로도
코 끝 매워지는 사람아
몇 줄의 안부는
그대 이름에 스며들지 못하고
푸른 빛으로 뚝뚝 번지고 있구나
바람이 진종일 부는 오늘에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