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5일 월요일

오늘 밤 역사는 바윗돌

오랜만에
혼자가 아닌 둘이서
나란히 도심 공원으로 산책하러갔다

달도 별도 없는
삭막한 도심의 소공원
여름철 풀벌레 노랫소리 흥겨워라

오늘 밤 동화의 나라
호화로운 궁전으로 들어가
걸어가는 저 하늘의 달을 따다
내 텃밭에 별 하나 심어 볼까!

엉뚱한 상상의 날개를 달고
우울한 기분도 말끔히 버리고
오랜 만에 둘이서 집을 나섰지만

저 높은 하늘에 달은 보이지 않고
빌딩 숲 궁전의 역사는 물 건너가고
걸어가는 하늘은 굳어진 바윗돌

상상의 날개를 달고
들뜬 기분으로 히죽거리며 걸었던
내 가슴은 한 순간 벙어리 냉 가슴

떡 줄 놈은 생각도 없는데
바보처럼 김칫국만 실컷 마시고
밤 이슬에 옷 자락만 다 젖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