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3일 수요일

여름과 함께 가버린 사랑

여름과 함께 가버린 사랑

여름과 함께
사랑은 갔네
남방에서 시작한 태풍에 묻혀
사랑은 홀연히 갔네

여름에 한 사랑은
밀림처럼 울창하고
늦게 이탈한 여인처럼
도도한 것이었으나

미풍에서 시작한 태풍에 밀려
지금쯤 내륙을 벗어난
어느 고기압 기류 속에 갇힌 채
산산이 부서지고 있다네

이 통증에 대해 선험자들은 말하네
진단보다 오래 갈 것이라는,
시간에 대한 환산불능의
불치병이라는 것을
-이성룡 시인의 시집 [서풍에 밀려온 아프로디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