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3일 수요일

잔치

하늘에 있는
어느 집 마당에서
신랑, 신부가 맞절하고 있는갑다
2월의 낮 햇살이
이제 막 뽑아서
말리려고 걸어넣은 국수 같아서
뜨겁게 흘러가는 한강에 넣고
고춧가루에 소금에 간장에
한 그릇, 잔치 같은
인생을 맛보라고
위아랫 동네 모두 초대했나 보다
돼지도 한 마리 잡았는갑다
살 타는 냄새가
북방한계선까지 진동을 한다
총칼에 흘린 선지 넣고
한 솥 가득 펄펄 끓어 오르는
해장국 같은 시절이 있었제이
지상에 있는
어느 집 안방에서는
수의 입혀 놓고 관 짜는갑다
2월의 밤 공기가
이제 막 반도에서 ?겨
허허 벌판 간도로 간 한 철 같다
남산의 나무 분질러
모닥불 피워놓고
얼큰한 탁주 한 사발로
잔치 같은 인생을 맛보라고
전도 부치는지
고소한 깨기름 향기가
바다 건너 독도까지 퍼져간다
상에 오른 돔배기같이
수저 가지 않던 시대가 있었제이
그저 이념의 말씀에 왁자지껄 취해
한 바탕 잘 놀고 가노라고
오늘 하루에게 인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