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6일 화요일

의문疑問

철따라 나를 건드리고 가는
꽃이나 새의 사생활에 대해서
의문을 갖지 않았다
나를 유혹하는
붉은 잎이나 활짝 펼친
날개의 자서전에 대해서도
의심을 갖지 않았다
그저 몇 년만이라도
내곁에 있어 줄 것이라 했는데
꽃 지는 건 일찍 알았지만
새는 어디로 다 날아갔을까
피고 지는 존재에
끊임없이 의문을 던졌지만
나는 그저 목젖을 떨며
하염없이 울어댔을 뿐이다
언제 빈 들판이 있었냐는 듯
울긋불긋 물감 쏟아붓는 것 있고
빈 둥지에 날아와 앉아
밑둥이 휘청거릴 정도로
가득 채워주는 것 있다
그것이 삶의 방식이어서
저들을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물로
당신의 궤도를 돌고 있어서
별을 의심하랴
달을 의심하랴
잠들은 무덤을 의심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