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3일 토요일

하조대 등대 - 서동균

하조대 등대 / 서동균

사람들이 빠져나간 하조대는
다시
철조망으로 울타리가 쳐지고
간간히 울리는 발자국 소리만이
잠든 바다를 깨운다

어디까지 비추어질까

대양을 향한
하얀 고래의 몸부림 같은
하조대 등대

숨죽인 별들의 숨소리마저
밤이슬에 삭아들어
발가벗은 슬픈 몸뚱이에 녹아들고
머나먼 새벽의 태양은
인적을 알리는 문명의 소리에
고요히 고요히 잦아드는구나

슬픈 밤바다여

시집 <신림동에선>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