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4일 목요일

내 소박한 꿈

코흘리개 고향 뒷동산에서
자라던 나의 소박한 꿈은
고추 잠자리 좇아 하늘 하늘
가을을 날며 초가집에 뒹굴던
한아름 박을 안고 누이와 춤추며
햅쌀밥 온 가족 먹는 것이었네

신문 짊어지고 오르던 남산에서
자라던 청년의 소박한 꿈은
남산을 올라 한강 지나
솟구친 날개 타고
산산 골골 허기진 가슴 찾아
한데 어우러 덩더쿵 덩더쿵
한시름 잊고 춤추는 것이었네

야자수 아래 불타는 정열의 언덕
손부채질 하며 키우는 소박한 꿈은
산산 골골 두루 돌아
불도 없이 물도 없이
하루하루 목숨거는 이들에게
새끼 돼지 두 마리 사다 주어
세마리 다섯마리 여덟마리 늘어날 때
꿀꿀꿀 하하하 꿈이 곧 노래되어
덩더쿵 덩더쿵 춤추는 곳
눈물처럼 껴안고 춤판 벌리는 것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