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0일 수요일

기차를 타고 가을 속으로

오늘은 훌쩍 기차를 타고
가을 속으로 떠나고 싶다
가는 역마다 서는
완행열차를 타고
사람냄새 폴폴 맡아가며
가을이 익어가는 소리도 듣고 싶다

이름모를 간이역에서
점심은 따끈한 우동으로
맛있게 먹고
햇살에 곱게 피어난 맨드라미 벗하며
따스한 한잔의 커피라도 마시고 싶다

완행열차의 사람들은
하나도 낯설지가 않다
삶의 진정한 의미가
푸근히 번지어 나오는 그들에게서
살아가는 포근한 이야기 한토막 엿들으며
기찻길옆 하늘하늘 흔들리는
코스모스 함께 벗하고 싶은 날이다

이름모를 종착역 그 어디선가
나를 반기지 않아도
발길이 낯설지 않은 그곳으로
새색시 볼처럼 붉게 물든 단풍도 만나고
가슴이 훈훈해지는 가을 바람도 맞으며
오늘은 그렇게 완행열차를 타고
마음껏 가을속을 달리고 싶은 날이다
붉게 타오르는 저 가을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