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3일 월요일

시인의 사랑 2

길가에 내다 버리는 조개껍질이
아닌, 집으로 가져와
책상 앞에 놓고 노상 만지작거리며 듣는
소라 고동이고 싶습니다

함께 놀아서 손 때 묻은 그 것,
귓 속 달팽이관을 타고 흐르는
늘 느리게 물결치는
서해바다 파도소리이고 싶습니다

서풍에 몰려오는 비구름,
어느새 들이치는 빗줄기,
안개서린 창 밖을 바라보며
지난 시간의 숲에 잠기는 연인은
그 끝을 알 수 없이
출렁거리는 밤의 수평선 너머
쉬지않고 들썩이는 어깨가 됩니다

그렇게 서로 생각하고 있다가
깜박 잠이 들면
다복솔 아래 다시 그대를 만나
맑은 모래알을 밟으며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적시고
끝없는 속삭임의 끝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듯이
기지개 켜며 일어나면

다시 눈 앞에는
갈매빛 떠오르는 산이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