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1일 화요일

사랑은 끝없는 목마름이다 3.


내게 사랑은
처음만 있고 끝이 없는 깊은 수렁처럼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긴 외로움이다

혀끝에 녹아내린 사랑은
달콤한 독이 되어 혀를 녹이더니
끝내 벙어리가 되는 잔인한 형벌이 되고

그리움이 멈추는 그 순간
돌이 되고 소금 기둥이 되는 슬픈 마법처럼
나는 오직 너만을 애타게 그리워했다

어느 이름없는 들꽃처럼
피고 지는 계절마저 잃어버린 체
그렇게 내 서글픈 사랑을 노래하리라

바람이 노닐다 간 그 자리에서
햇살이 졸다 놀라 도망간 그 자리에서
나는 너를 타는 목마름으로 그리워하리라

빨갛게 멍든 내 심장이 허공을 떠돌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걸려 허우적거리는 날에도
미친 듯이 너만을 그리워하리라

내게 사랑이라는 잔인한 형벌을 허락한
바로 너만을 죽도록 그리워하리라.


ㅡ 사랑은 끝없는 목마름이다 3. /풍향 서태우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