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일 목요일

꿈을 위한 기도

꿈을 위한 기도
려(黎)!
보고싶다

정말 보고 싶구나
니가 떠난 후 빈방만 지키며

혹여 편지나 왔을까 들락달락

쪽지 하나 남아 있지 아니한 우편함만 애꿎게 뒤적인다

텅 빈 우편함은 내 기억에 남아 있는

한 조각 그리움마저 갈가리 찢어댄다
니가 떠난 후 벌써 보름

나는 니가 흘리고 간 빛 바랜

한 장 사진을 바라보며

즐거웠던 우리 한 때를 생각해보곤 한다
그저 같이 있고 싶고

그저 같이 가고 싶어했던

자로 재면 얼마 되지 아니한 시간인데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까마아득함은

한숨 들이쉬는 짧은 사이에도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땅이 닳고닳아 먼지 되기

셀 수도 없구나
보고 싶은 려(黎)!
너를 꿈꾼다

너를 안는다

그러나 깨고 나면 그뿐

남는 건 꿈 속에서 태우다 남은

재만 날리고 있다
너는 알겠지

한때 너도 꿈꾸었을 사랑의 애달픔……

만난다 만나고 싶다 한들

니 한쪽 마음만으로 어찌 니 님을 볼 수 있을건가
너에 대한 내 사랑도 마음만 허둥댈 뿐

니 마음의 한 자락 끄트머리도 움켜잡지 못했다

이미 떠나버린 너는

나에게서 나비의 꿈조차 앗아가버리고 있다
그래

꿈을 간직하는 것조차

니 마음 열리지 아니하여

용납조차 되지 아니하는 괴로움 속에서

꿈을 쫓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니 마음 한 구석에 하염없이 자리지키는

너의 님만 꿰뚫을 것이다
그래 나는 너의 님에게

너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도록

두 손 모은다

이 두 손 이끌어주시도록

하늘을 우러른다

그리고 니 꿈을 꾸기 위해

다시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