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냇 뚝방을 뛰어다니며
신이나서 쥐불 놓는 초동들
논 밭둑 타고 쏘다니며 연을 날린다
세찬바람에 뱅그르르 도는 얼레
하늘 높이 오르는 방패 연(鳶)
가물 가물 멀어지고
툭, 연줄 끊어져 멀리 날아갈까
애간장을 태우는 조바심 ...
바람 멎어 사정없이 곤두박질치며
추락하는 연(鳶)
손가락 저리도록 실을 감는다
연(鳶)만 쳐다보고 달리다
논 가운데 진흙 탕에 빠져버린 초동 ...
휘영청 둥근 달이 개울 건너다 샐쭉 웃는다
바람결에 떠가는 인생이여
때로는 보듬어 끌어 안았다가
자유로이 놓아 주어야하는
팽팽한 긴장으로 실을 감아야 하는
하늘 높이 날개치며 올라가다
곤두박질 치고마는
너 방패 연같은 사람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