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4일 토요일

아픈 사랑일수록 그 향기는 짙다


아픈 사랑일수록 그 향기는 짙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은
들판일수록 좋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 한 장일수록 좋다.
누군가가 와서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단 한 가지 빛깔의
여백으로 가득 찬 마음,
그마음의 한쪽 페이지에는
우물이 있다.


그 우물을 마시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 우물은 퍼내면 퍼낼수록
마르지 않고,
나누어 마시면 마실수록
단맛이 난다.


사랑은 가난할수록 좋다.
사랑은 풍부하거나 화려하면
빛을 잃는다.
겉으로 보아 가난한 사람은 속으로
알찬 수확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내용은 풍요롭게,
포장은 검소해야 오래 가는 사랑이다.



도종환의 < 아픈 사랑일수록 그 향기는 짙다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