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4일 화요일

출정군인 아내의 슬픔

내게 원래 없던 시름 님 위해 생긴 시름
해마다 삼추 같지 않은 날 없네
내 얼굴 야윔이야 애닯 것이 없지만
다만 님의 머리 백발 될까 두렵네
어젯밤엔 강에 나가 연밥 따다가
한 밤 동안 흘린 눈물 물에 보탰네
구름에 기러기 없고 물에 고기 없거니
구름도 물도 모두 다 거들떠보지 않네
마음은 봄바람에 떨어지는 꽃 같고
꿈은 나는 달을 따라 옥관을 지나가네
두 손 모아 정성껏 저 하늘에 비나니
우리 님 봄과 함께 말 타고 오시기를
님은 오지 않고 봄은 이미 저물어
하많은 바람비만 꽃수풀을 때리네
내 시름 어떠한가 굳이 묻지 말아라
봄강물도 밤호수도 깊다고 못하리라
한결 더한 마음에 한결 더한 이 시름
꽃도 달도 모두 팔아 무심을 배우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