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사랑할 때
-淸夏 김철기-
한여름에
담뿍 내리쬐는 햇살 아래
들린 초록은
마음껏 폼 내는 청춘의 눈빛처럼
힘이 솟는다
산사에서 내려오는
독경(讀經) 소리에
어둡던 세상도 밝아지는 것처럼
자연을 풍경 삼아 동화되어
속엣얘기로
풀어진 마음 사이로 머물고 싶다
겹겹이 보이는 산등선
발을 동동 굴러 보고 싶다
발밑으로 보이는 풍경
잔디를 밟는 듯 푹신푹신한 느낌
아, 정철이
금강산에 오르며 느꼈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철 늦은 나도
지금 느껴본다
비로소 벙그는
자연의 품에서 솔직한 마음
마치 엄마 품에 안겨
꼼지락꼼지락 손가락 장난치는
어린아이처럼 된다
젖어가는 흙에서 나는 냄새
큰 나무 그늘에 뒤덮은 오솔길 냄새
어릴 적 엄마 가슴에 코를 묻혔을 때 나던 냄새
그런 당신은
금방 무친 산 나물 한자 밤
내 입에 넣어줄 것 같은 기분
왠지 마음이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