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9일 일요일

여름밤 그대에게.

장대비는 창문을 스치며
열흘이 넘도록
내 오장육부를 뒤집어 놓듯이
텃밭에 뿌려둔 채소를 멍들이고
강물 되어 바다로 흘러갑니다.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는
빗물에 휩쓸려 강물로 흐르고
바다는 쓰레기 등쌀에 몸살을 앓고
쏟아지는 빗물에 도로는 침수가 되어.
거리에 자동차는 줄지어 잠을 자는데

그대 없는 여름밤
비는 쏟아지고 잠은 안 오고
나 이렇게 혼자서 만리장성을 쌓으며
엉뚱한 근심하나 가슴에 새깁니다.

여름이라
휴가철 피서지로 여행을 간다고
집집 마다 좋아라고 하지만

그대 없는 이 산천도
그대 없는 저 바다도
나에겐 아무런 소용이 없어지고
그저 무용지물로 보일 뿐입니다.

그대 없는 빈자리엔 그리움만
새록새록 잡초처럼 피어나고
샘물처럼 솟구치다 파도 되어
산산이 부서지고 어둠은 새벽으로